수레바퀴 아래에서. Beneath the Wheel
수레바퀴 아래에서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사실 자전적 소설들은 말이 소설이지 주변 인물들의 심리 묘사만 제외하면 자기가 쓴 자서전에 가깝다. 아마 수레바퀴 아래에서 또한 마찬가지일 것.
이 책은 내가 고1때 읽었는데.. 그 때는 정말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면서 봤다. 그만큼 주인공에게 공감도 많이 되었고, 한창 성장해나가는 소년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갈등을 아주 미려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그려낸 작품이였기에. 네다섯번은 본 것 같다. 흠. 지금처럼 나이가 든 후에는 그냥 그런 적도 있었구나~ 하는 정도지만. 당시의 나는 엄청나게 센티멘탈한 인간 그 자체였기 때문에. 이런 센티멘탈 덩어리를 보면 가슴이 아려오고 뭔가 눈물도 뚝뚝 나올 것만 같고 그랬었다.
뭐 내용은 어떻게 보면 별 거 없다. 다소 재능이 떨어지는 학생이(재능이 떨어진다고 하기는 어려울라나) 상급 학교에 진학을 하였고, 그곳에서 고생을 겪는 와중에 자신과는 달라 보이는 자유로운 영혼을 맞이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심리적 갈등과 현실과의 괴리를 견디지 못 해 사라져버리고 만다는.
지금도 엄청 젊지만... 그러니까 젊은 시절이라기 보다는.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는 저 감정에 엄청나게 동조해서 읽는 내내 눈물이 흘렀었다.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데 정말 수레바퀴 아래에서의 주인공이 겪는 모든 감정적 동요들이 내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고 나 또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막 자유로운 인간과 체제 안에서의 인간 사이의 갈등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사회 체계가 안겨주는 압박감 자체는 알게 모르게 나를 덮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뭐~ 별 생각 없다. 그냥 어릴 때 그랬나 보다~ 정도. 돌이켜보니 참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였지만 어쨌든 잘 버텨냈고 큰 탈 없이 난관을 통과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급하게 하려고 하지 마렴. 그러다 수레바퀴에 깔리는 수가 있으니'
교장의 명언이다. 당시에는 가슴이 쿵 하는 무거운 문장이였지만 지금은 내가 수레바퀴 좀 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한하게 발산하는 인간이 되어서 말이지.
지금은 아직 하룻강아지지만 언젠가는 범이 될 것이니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