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사실상 지나가는 전염병의 하나가 되어가는 지금. 가장 크게 피부로 와닿는 것이 있다. 바로 물가 상승과 각종 자산 가격의 하락이다. (한국은 조금 상황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양적완화를 등에 업고 비대면이라는 코로나 특수까지 겹친 거대 IT 기업들이 하나둘 비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는 우버와 같은 고가치, 저수익 기업들이 더 이상 채용을 하지 않고 있던 직원마저 해고하는 뉴스들. 우버같은 위태위태한 적자 회사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이미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도 몸집을 줄이고 돈이 안 되는 신사업들을 접고 있다.
미국 연준은 양적 완화로 인해 지나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금리를 시도 떼도 없이 올리고 있다. 2022년 들어 필자가 기억하기에 3~4번 정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전부 0.25~0.5%의 파격적인 인상안이다. 무슨 말인고 하냐면.. 빛 져서 잔치하던 수많은 비즈니스들에게 강력한 철퇴를 내리는 것이다. 동시에 가파른 물가 상승과 몇몇 자산들의 가격 하락 (코인, 부동산) 으로 바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당연히 한국도 따라서 올린다. 미국 IT 기업들이 위기를 겪으면 한국 회사들도 위기를 겪는다. 미국이 흔들리는데 한국이 홀로 버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국은 매우 잘 버티는 편이다. 여러가지 고용 지표, 수익, 실제 산업 내 분위기 등) 미국에서 파티가 끝난 만큼 한국에서도 파티가 끝나간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단적인 예로 원스토어, SK쉴더스의 상장 철회가 있으며 마켓 컬리같은 떠오르는 별같던 회사 조차 이제는 그다지 특별할 거 없는 상품 경쟁력으로 인해 회사의 존속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그뿐인가? 토스는 리파이낸싱이라는 강수까지 두게 되었다. (토스 관련은 검색하면 나옴.) 컬리와 토스는 스타트업 씬의 모두가 생각하는 쟁쟁한 원투펀치임에도 말이다.
급속도로 얼어붙는 스타트업씬. 조금 더 나아가면 강력한 IT 기술로 무장한 회사들도 무너져 가는 이 판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박살나는 시장과는 별개로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이 개발자라면, 이러한 시장 상황은 오히려 매우 큰 기회라고 생각하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IT 개발자 전성기 시대가 온 과정을 잘 돌이켜보자. 지금은 최고의 직장이 된 네이버, 카카오조차 2017,8년 경 개발자 초봉이 4000이 채 안 됐다. 지금의 개발자 몸값 전성기는 쿠팡이 매우 파격적인 신입 4,000~5,000의 밴드를 제시하며 형성되었고 이후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이 6,000~6,500을 제시하면서 대기업에서 하루하루 보내던 인재들을 죄다 흡수했고 지금의 급여 체계와 존중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된게 채 2,3년 밖에 되질 않는다. 다른 직종, 직군들이 2,30년에 걸쳐서 이룩한 급여와 복지를 IT 업계는 이제야 정립하며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2,30년은 필자가 대충 산정)
막말로 지금 잘 나간다는 소위 쿠배당토직야의 여러 서비스들은 초창기에 지금 정도의 상품 경쟁력, 서비스 규모가 절대 아니였다. 그들이 이만큼의 시장 지배력을 가지게 될 줄도 몰랐을 것이며,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할 줄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들이 거대한 기업으로 나아갈 때의 모습을 보면 그 누구도 투자를 선뜻 나서던 시기가 아니다. 얼어붙은 지금보다도 더더욱 투자를 안 하던 시기로 10억을 투자 받으면 대박(!) 소리가 나오던 시기다. 그런 초기 인큐베이팅을 거쳐 지금의 거대한 문화가 이룩된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모든 것은 천천히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멤버, 준초기 멤버로 실력과 금전 모두 두둑이 챙긴 사람들은 이 시기를 묵묵히 기다렸다. 모두가 안정적인 회사에 있을 때 리스크를 지고 옮긴 자들이 그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물론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따라서 지금은 조용히 실력을 키우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당분간 스톡 옵션으로 대박을 낼 기회는 없지만 성숙해진 개발자 시장에서 개발자들은 훌륭한 대우를 받으며 옥석을 기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신을 끊임 없이 채찍질해야만 다가오는 다시 한 번의 돈의 흐름이 IT 로 왔을 때 그 기회를 잡고 로켓타고 달이건 화성이건 안드로메다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NEXT MOVE 는 언제인가? 나는 또 다시 이런 시기가 왔을 때라고 본다.
'그 회사 가면 안 돼' '지금 회사가 너무 좋은데?' '그런거 안 될 걸?' '그런거 해서 뭐 해?' '에이 그건 너무 오바야' 같은 온갖 부정적 시그널이 가득할 때가 도전을 위해 웅크렸던 몸을 총알같이 발사할 때라고 본다. 그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행복한 고민을 하며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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