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내가 보기에 최민정 선수의 기량은 당연히 금메달감이다. 순발력도 좋고 치고나가는 힘도 아주 좋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건지 몸싸움에서의 과감함이 조금 아쉽지만 그 모든 것을 커버하고도 남을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그래서 최민정 선수의 레이스는 하나하나가 너무나 흥분되고 손을 불끈쥐게 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나 이번 준결승에서 아웃코스로 한바퀴를 추월하는 능력은 정말. 사람인지 의심이 되는 실력이다.
이번에 실격이 된 이유는 마지막에 뒤에서 추월을 시도하며 앞선수를 손으로 잡아끈 것이 실격행위로 간주된 것 같다. 자세한 규칙은 모르겠지만 KBS2에서 이정수 선수의 해설에 따르면 뒷선수는 추월할 때 앞선수를 손으로 밀거나 터치해서는 안 되는 규정이 있는 듯 하다.
어떻게 보면 이미 1,2위는 둘로 결정된 상황이였으니 굳이 그걸 실격을 줄 필요가 있을까 싶다. 금메달도 1위하던 선수가 결국 가져갔고 최민정은 2위로 마무리 지었으니. 이미 끝난 게임이고 메달색이 어떻게 되냐 싸움이였으나 해당 행위에도 이전의 순서로 골인하였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나는 말이지... 나만의 생각)
그럼에도 심판진은 실격을 선언했고 이로 인해 최민정 선수는 은메달을 잃게되었다. 잃었다기 보다는... 아무튼 잠깐의 기쁨이 이내 곧 어마어마한 좌절감으로 바뀌었으리. 보면서 정말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고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규칙은 규칙이고 심판진은 심판진이다. 이것이 무슨말인고 하냐면... 우리는 짜여진 트랙속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 짜여진 트랙에 맞추어 행동해야 한다. 개인으로서 이것을 이겨내리란 불가능하다. 아쉽지만 올림픽이라는 판은 그런 판이고, 그런 생태계이며 거기에 맞춰서 다시 한 번 전략을 짜고 승부를 봐야 한다. 그것이 세상.
끝나고 인터뷰하는데 울음을 참는 최민정선수의 모습은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20살의 나이에... 엉엉 울 것만 같은 나이임에도 끝끝내 인터뷰에서는 울음을 참았다. 내일의 계주를 위해서. 지금은 참아야 하는걸 아니까. 진짜배기 스케이트 선수다. 너무나 대견한 모습이였다. 아마 오늘밤 혼자서는 울음을 토해낼 것이다. 그렇게 오늘은 울음을 토해내고. 내일의 레이스를 준비해야한다. 그것이 선수의 숙명.
사족을 덧붙이자면,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잘못 혹은 실수로 인해 사회로부터 실격당했을 때. 앞에서는 참아야 한다. 낮에는 참아야 한다. 적어도 그 일이 끝날때까지는 참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홀로 있을 때 실컷 울자. 모든 울분을 토해내고 다음날의 하루를 준비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단순한 스포츠 경기였을 수 있지만 나에겐 삶에 있어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경기였다. 최민정 선수의 강인한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그래도 너무 아쉽다. 최민정 선수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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